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러시아와 호주를 중심으로 해외 곡물 조달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사전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. 극히 낮은 곡물자급률과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입 의존도를 낮춰 국가 식량안보 체계를 한층 보강하겠다는 취지다.
■ 러시아 기존 인프라 고도화 및 호주 신규 밀 거점 개척
정부는 해외 진출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농장, 저장고(사일로), 가공 및 항만 시설을 잇는 통합 공급망 모델을 검토한다. 2010년대부터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온 러시아 연해주 등에서는 추가 농지 확보와 유통망 고도화에 주력하고, 기존에 축산 중심이었던 호주에서는 서호주 지역을 중심으로 밀 생산·선적 거점을 마련해 기상이변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한 남반구 대체 조달처를 확보할 계획이다.
■ ‘곡물자급률 22%’ 식량안보 위기 극복… 공급 편중 해소 시급
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절대적인 수입 의존과 편중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. 국내 곡물자급률은 22.2%에 불과하며, 핵심 곡물인 밀(1.1%)과 옥수수(0.8%)는 거의 전량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. 특히 수입 대기업의 94% 이상이 미국, 호주, 브라질, 캐나다 등 상위 4개국에 쏠려 있어 국제 수급 불안 시 국내 물가에 가해지는 충격이 컸다.
■ 단순 생산 넘어 ‘저장·유통망’ 동시 확보… 글로벌 식량 확보전 대응
해외에서 독자적인 곡물 공급 터미널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다. 중국의 국영 곡물기업 COFCO가 브라질에 거대한 물류망을 확보한 것처럼, 우리 정부도 기업의 안정적인 현지 정착을 위해 컨설팅 및 인프라 매핑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.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 밑그림이 완성되면 민간 기업의 투자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.
농업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후 위기와 분쟁으로 곡물 수출국의 빗장이 언제든 잠길 수 있는 상황에서 유통 거점을 선제적으로 장악하는 것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과제라고 진단하며, 남·북반구에 걸친 유연한 조달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정부의 이번 다변화 정책이 국내 농식품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.
→ 극심한 곡물 수입 편중 현상 속에서 러시아와 호주의 유통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정부의 선제적 움직임이, 만성적인 국내 식량 자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튼튼한 국가 식량안보 방어벽을 세우는 든든한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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